화장으로 가려지지 않는다는 말
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 중에 얼굴에 건선이 생긴 분들은 유독 말수가 적습니다. 팔꿈치나 무릎이면 옷으로 가릴 수 있는데, 얼굴은 그럴 수가 없다는 겁니다. 파운데이션을 두껍게 발라봐도 각질이 뜨면서 오히려 더 도드라진다고 하십니다.
얼굴 건선은 주로 특정 부위에 반복됩니다. 눈썹 사이, 이마와 머리카락이 시작되는 경계, 귀 앞뒤, 코 옆입니다. 이 자리들이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 얼굴부터, 왜 그 자리부터인가
건선은 피부 재생 속도를 조절하는 면역 반응이 잘못 작동하면서 생깁니다. 원래 새 피부세포가 올라와 각질로 떨어지기까지 한 달 가까이 걸리는데, 이 과정이 며칠 단위로 줄어들면서 미처 다 자라지 못한 각질이 겹겹이 쌓입니다.
얼굴 피부는 몸 다른 부위보다 얇고 자극에 예민합니다. 세안, 자외선차단제, 화장품 성분이 매일 닿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계절 변화까지 겹치면 면역이 더 쉽게 흔들립니다. 겨울에 심해지고 여름에 가라앉는 패턴이 해마다 반복된다면, 얼굴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눈에 띄게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지루성피부염과 헷갈리는 이유
얼굴에 각질이 뜨면 많은 분들이 지루성피부염으로 짐작하고 각질 제거 위주로 관리하십니다. 두 질환은 부위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육안으로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 구분 | 지루성피부염 | 얼굴 건선 |
|---|---|---|
| 각질 색 | 노랗고 기름진 편 | 은백색으로 건조하게 쌓임 |
| 경계 | 흐릿한 편 | 비교적 뚜렷함 |
| 반응 | 보습·항염 연고에 빠르게 호전 | 좋아졌다 같은 자리에서 반복 |
표로 나눴지만 실제로는 두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질 양상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얼마나 오래 반복됐는지,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자극을 줄이는 것과 근본을 살피는 것은 다릅니다
얼굴 건선이 있으면 화장품 성분을 순한 것으로 바꾸고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반복되는 주기 자체가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극을 줄이는 관리와, 재생 속도를 잘못 조절하는 면역 상태를 살피는 치료는 목적이 다릅니다.
저는 진료할 때 얼굴 부위만 따로 보지 않고, 두피나 팔꿈치처럼 다른 부위에 함께 나타난 적은 없는지, 어느 계절에 심해지고 어느 계절에 가라앉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얼굴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이고, 그 신호가 반복되는 배경은 몸 전체의 면역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진료 안내
전주 지역에서 서신동, 효자동, 삼천동 환자분들이 얼굴 건선으로 많이 내원하십니다. 전주롯데백화점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고, 선수촌공원 노상주차장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월·화·금요일과 목요일은 저녁 8시 30분까지 진료합니다.
안준 대표원장, 전주미소로한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