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해야 낫는다고 하던데요”
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 중에는 이미 이비인후과에서 축농증 수술을 권유받고 오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CT를 찍어보니 부비동에 염증이 꽉 차 있고, 비용종이나 비중격만곡까지 함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면 당장 수술대에 올라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정작 수술을 하고 나서도 누런 콧물이나 후비루가 다시 생겼다는 분들도 전주에서 꽤 만납니다. 수술이 필요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게 아니라, 수술이 무엇을 해결하고 무엇을 해결하지 못하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수술이 해결하는 부분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 한쪽 공간이 좁아진 경우
- 비용종이 자라서 배출구 자체를 막고 있는 경우
- 만성 염증으로 뼈나 점막 조직이 두꺼워져 물리적으로 통로가 막힌 경우
이런 구조적 폐쇄는 약물이나 침 치료로 넓어지지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막힌 통로는 물리적으로 뚫어야 하고, 이 경우 수술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수술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
문제는 수술이 통로를 넓혀 놓아도, 그 통로를 막았던 원인이 구조가 아니라 점막의 반응이었던 경우입니다. 부비동 점막이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해서 붓고 분비물을 과하게 만들어내는 상태라면, 통로를 넓혀 놓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붓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시원하게 뚫린 느낌이 들다가 몇 달 지나 다시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이 생긴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부비동 내부는 원래 스스로 분비물을 밀어내는 섬모 운동을 갖고 있습니다. 이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로만 넓혀 놓으면, 넓어진 공간에 분비물이 다시 고이는 조건은 그대로 남습니다.
수술 전 확인할 세 가지
첫째, 구조적 문제인지 기능적 문제인지 구분합니다. CT에서 확인되는 것은 대개 구조적 이상이지만, 반복되는 염증의 원인이 구조 하나뿐인지는 진료를 통해 함께 봐야 합니다.
둘째, 증상이 반복되는 주기를 확인합니다. 감기 때마다 심해지는 패턴인지, 계절과 무관하게 반복되는지에 따라 점막의 과민 반응이 얼마나 관여하는지가 달라집니다.
셋째, 수술 후에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둡니다. 수술은 막힌 통로를 여는 일이고, 그 통로가 다시 막히지 않게 하는 것은 별개의 관리 영역입니다.
수술 여부와 별개로 봐야 할 것
저는 수술 여부를 대신 결정해드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술 전이든 후든, 부비동 점막이 왜 과민하게 반응하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일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몇 달 간격으로 항생제를 반복해서 쓰고 있거나, 수술을 했는데도 증상이 비슷하게 돌아온다면 이 부분을 짚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진료 안내
전주미소로한의원은 전주롯데백화점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습니다. 월·화·금요일과 목요일은 야간진료를 하고 있어 낮 시간이 어려운 분들도 편하게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안준 대표원장 드림
